도쿄는 처음인데, 어디부터 가야 하지?
도쿄는 워낙 볼거리가 많다 보니 3박 4일 일정으로 어떻게 동선을 짜야 할지 막막할 수 있어요. 시부야, 신주쿠, 아사쿠사, 우에노, 긴자, 오다이바, 하라주쿠 등 이름만 들어도 가고 싶은 곳이 넘쳐나죠. 그런데 그 많은 곳들을 무작정 가려고 하면 이동 시간만 아까워지고 여행이 아니라 고생길이 되기 쉬워요.
그래서 이번 글에서는 도쿄를 처음 방문하는 사람도 무리 없이 즐길 수 있도록 최신 동선 기준으로 하루하루 코스를 짜봤어요. 너무 타이트하지 않으면서도 핵심 포인트는 다 담고 한 지역을 중심으로 묶어 하루에 두세 곳 정도만 여유 있게 둘러보는 방식이에요.
또한 영업시간, 인기 명소의 예약 상황, 최신 핫플 정보까지 반영해서 불필요한 낭비 없이 시간을 아끼고 제대로 즐길 수 있도록 했어요. 여행은 계획의 반이니까 이 일정 하나로 준비 끝내는 느낌으로 참고해보세요.
첫째 날과 둘째 날: 시부야에서 아사쿠사까지 핵심 명소
첫째 날은 도쿄의 현재를 체감할 수 있는 곳들로 짜는 게 좋아요. 여행 첫날은 공항 도착 시간과 숙소 체크인 시간이 애매할 수 있기 때문에 짐을 맡기고 가볍게 이동할 수 있는 루트가 효율적이에요. 시부야는 공항에서 이동도 편하고 도쿄의 대표적인 중심지라 도착 직후 둘러보기에 딱 좋아요.
우선 시부야역 근처에 도착하면 시부야 스크램블 교차로부터 시작해보세요. 수많은 사람들이 동시에 건너는 모습을 직접 보면 TV에서 보던 도쿄의 이미지가 눈앞에서 실감 나게 펼쳐집니다. 교차로를 지나면 곧바로 시부야 스카이 전망대가 있는데요. 입장은 미리 온라인 예약해두는 게 좋아요. 입장료는 온라인에서 미리 예매 시 성인 2,200엔 정도이며 일몰 시간대는 인기라 예약이 빨리 마감돼요.
시부야 스카이는 230m 높이에서 도쿄 전경을 360도로 볼 수 있는 곳인데 야경을 원한다면 저녁 시간대를 노리고 낮에 상쾌하게 시작하고 싶다면 오전 일정을 추천해요. 사진 찍기 좋은 포인트도 많고 유리 엣지에 서보면 아찔한 기분도 즐길 수 있어요. 시간은 약 1시간 정도 여유를 두면 충분합니다.
그다음엔 하라주쿠로 이동해 다케시타 거리를 걷게 되는데 이곳은 10대~20대 트렌드가 집결된 곳이라 마치 도쿄 패션 전시장 같아요. 알록달록한 크레이프 가게, 캐릭터 굿즈, 독특한 액세서리 숍이 많아서 그냥 지나치기 힘들어요. 여기선 가볍게 군것질하면서 쇼핑하는 것도 재미지만 짐이 많다면 잠깐 휴식할 수 있는 스타벅스 리저브 로스터리 같은 카페에 들르는 것도 좋아요.
오후엔 메이지신궁으로 이동해보세요. 하라주쿠에서 도보로 10분 이내 거리인데 이곳은 마치 숲 속을 걷는 느낌이라 분주한 도심에서 잠시 벗어나 힐링하기 좋은 코스예요. 토리이(대형 나무문)를 지나 걷다 보면 어느새 마음도 차분해지고 안쪽엔 신사와 연못, 카페 등이 조용히 자리하고 있어요. 한 바퀴 도는 데 40분 정도면 충분합니다.
점심은 하라주쿠 근처 우동신이나 카페 빌리 등 인기 있는 캐주얼한 식당에서 해결하면 좋아요. 특히 우동신은 한국인 관광객에게도 잘 알려진 곳이라 큐슈식 우동의 탱탱한 면발을 경험할 수 있어요. 대기 시간이 있을 수 있으니 피크 시간은 살짝 피해서 가는 걸 추천해요.
저녁은 시부야 쪽으로 다시 돌아가서 기온스시처럼 가성비 좋은 로컬 스시집에서 하루를 마무리해도 좋아요. 혹은 쇼핑을 더 원한다면 시부야 PARCO나 도큐핸즈를 방문해 기념품을 사도 좋고요. 시부야에 숙소를 잡았다면 이 모든 코스가 도보나 지하철 한두 정거장으로 충분히 커버돼서 피로감이 덜해요.
둘째 날은 도쿄의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아사쿠사와 스카이트리 중심의 일정이에요. 아침엔 도쿄 메트로나 도에이선을 타고 아사쿠사역으로 향해보세요. 내려서 가장 먼저 만나는 곳은 바로 센소지입니다. 도쿄에서 가장 오래된 절로 평일에도 관광객이 끊이지 않지만 이른 아침 시간엔 비교적 여유롭게 둘러볼 수 있어요.
입구에 있는 카미나리몬(雷門)은 상징적인 대형 등롱으로 기념사진 필수 장소예요. 이어지는 나카미세 거리는 전통 과자, 기념품, 유카타, 공예품을 판매하는 상점들이 즐비해서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죠. 이곳에서는 붕어빵 같은 ‘ningyo-yaki’나 ‘센베이(전통 쌀과자)’를 꼭 먹어보세요.
점심은 아사쿠사의 명물 중 하나인 텐동 아사쿠사 키라쿠에서 먹는 걸 추천해요. 줄이 길 수도 있지만 회전이 빨라서 조금만 기다리면 금방 들어갈 수 있어요. 튀김 덮밥 하나면 든든하게 하루를 시작할 수 있어요. 식사 후에는 근처를 조금 더 걷다가 도쿄스카이트리 방면으로 이동하면 됩니다.
스카이트리는 도쿄에서 가장 높은 타워(634m)로 전망대는 350m와 450m 두 층으로 나뉘며 티켓은 각각 또는 통합으로 구매할 수 있어요. 낮에는 도심 전체가 한눈에 들어오고 맑은 날엔 후지산까지 보이기도 해요. 내부에는 스미다 수족관과 도쿄 소라마치 쇼핑몰이 함께 있어서 가족 단위나 커플 여행자들에게 특히 인기가 많아요.
저녁은 스카이트리 안의 레스토랑에서 야경을 보며 먹는 것도 좋고 조금 더 이동해서 우에노 방면 이자카야 거리를 가면 현지 분위기를 제대로 즐길 수 있어요. 가격도 합리적이고 일본식 닭꼬치와 사케를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가게들이 많거든요. 하루를 마무리하기에 딱 좋은 코스입니다.
여행 코스를 짜는 데 막막함을 느끼셨다면 지금처럼 간단한 기준과 지역별로 쪼개는 방식만으로도 여행 준비가 훨씬 쉬워져요. 계획은 간단하고 여행은 즐겁게 이게 도쿄 자유여행의 핵심이니까요.
셋째 날과 넷째 날: 자연, 쇼핑 그리고 도쿄의 여유
셋째 날은 관광보다 힐링과 쇼핑 중심으로 여유 있게 보내는 날로 잡아보는 게 좋아요. 여행 초반에 많이 돌아다녔다면 이제는 몸이 살짝 피곤할 시점이기도 하죠. 그래서 아침은 조금 여유롭게 시작하고 자연과 문화가 공존하는 우에노 공원에서 하루를 시작하는 걸 추천해요.
우에노 공원은 도쿄에서 가장 넓은 도심 속 공원 중 하나로 벚꽃 시즌에는 진짜 말도 안 되게 사람이 몰릴 만큼 인기예요. 매년 봄철에는 인파가 많지만 이른 아침엔 고요하게 산책하기 좋습니다. 공원 안에는 도쿄 국립박물관, 국립서양미술관, 우에노 동물원 등 문화 공간이 밀집해 있어서 날씨가 안 좋을 때도 걱정 없이 즐길 수 있어요.
특히 아이와 함께하는 여행이라면 우에노 동물원은 한 번쯤 들러볼 만해요.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동물원이지만 꾸준히 리뉴얼되어 깔끔한 편이고 팬더와 하늘을 나는 펭귄 수조 같은 독특한 시설도 있어요. 입장료도 성인 600엔으로 부담 없고요.
점심은 아메요코 시장(아메요코초)으로 이동해보세요. 우에노역에서 도보 5분 거리에 있는 이곳은 말 그대로 도쿄 로컬 시장의 상징 같은 곳이에요. 말 걸어주는 상인들, 과일 깎아 파는 트럭, 가성비 좋은 스시집과 튀김집까지 딱 ‘도쿄의 장터’ 느낌이 나요. 닛코 스시 같은 소형 스시바도 가격 대비 맛이 괜찮고 튀김이 바삭한 덮밥집도 많아서 간편한 점심 장소로는 제격입니다.
오후에는 쇼핑 타임으로 긴자로 이동하세요. 지하철 히비야선으로 15~20분이면 도착하는데 분위기는 확 달라져요. 고급스러운 백화점과 감성 넘치는 골목들이 이어져서 걸어 다니기만 해도 눈이 즐겁습니다. 긴자 식스(GINZA SIX)는 쇼핑과 미술 전시, 루프탑 정원까지 함께 즐길 수 있어서 한 번쯤 들러볼 만해요.
긴자 쇼핑이 부담스럽다면 무인양품 긴자 플래그십 스토어나 도큐핸즈 긴자점도 좋습니다. 실용적인 아이템이나 여행 기념품을 고르기 좋아요. 카페라면 긴자 블루보틀이나 무지카페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고 저녁은 스키야키 전문점이나 이자카야 마루에서 깔끔하게 하루를 마무리해보세요.
넷째 날은 여행의 여운을 남기면서도 부담 없이 마무리할 수 있는 코스로 구성하면 좋아요. 오전에 일찍 체크아웃하고 짐은 호텔에 맡긴 후 도쿄역과 그 주변을 천천히 돌아보는 일정을 추천해요. 도쿄역은 그냥 철도역이라고 하기엔 너무 화려하고 웅장한 건물이라 꼭 한 번은 들러봐야 해요. 특히 붉은 벽돌 외관과 돔형 천장은 인생샷 포인트로도 인기고 내부에는 쇼핑과 식사 공간이 무척 잘 되어 있답니다.
최근 가장 인기가 많은 곳은 바로 도쿄 캐릭터 스트리트에요.
도쿄역 지하에 있는 이 쇼핑 스트리트에는 지브리, 산리오, 포켓몬, 헬로키티 등 일본 대표 캐릭터 전문 매장이 한데 모여 있어서 마지막 기념품 쇼핑에 제격입니다. 가족여행이라면 아이들이 가장 좋아할 만한 구간이기도 하고요.
점심은 도쿄역 에키벤(역 도시락)을 하나 사서 공원 벤치에서 먹거나 공항 가기 전 기차 안에서 먹기 좋게 포장해 가도 좋아요. 마루노우치 브릭 스퀘어나 키테(KITTE) 쇼핑몰도 도보 거리 내에 있어서 마지막까지 알차게 도쿄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어요.
공항 이동은 넉넉히 시간을 두는 게 정말 중요해요. 특히 주말이나 출근시간대에는 N'EX(나리타 익스프레스)나 리무진버스 이용객이 많아서 여유 있게 3시간 전에 출발하는 걸 추천드려요. 짐이 많거나 아이가 있다면 공항 직행 리무진버스가 편하고 혼자라면 지하철+급행열차 조합도 괜찮습니다.
여행 마지막 날은 되도록 일정을 가볍게 짜고 그동안 찍은 사진이나 기념품을 정리하면서 천천히 마무리하는 여유를 가져보세요. 도쿄는 그 자체로도 충분히 에너지 넘치고 자극적인 도시이기 때문에 마지막 날만큼은 조용하게 도쿄의 정취를 느끼는 시간으로 두는 것도 좋은 여행의 방식입니다.
일정을 너무 빡빡하게 짜기보다 이렇게 테마별로 나눠서 여유롭게 즐기면 여행이 훨씬 만족스러워져요. 계획은 전략적으로 경험은 즐겁게! 이게 도쿄 자유여행을 제대로 즐기는 방법입니다.
도쿄 여행을 진짜 즐기려면?
3박 4일이라는 짧은 일정 안에서도 도쿄는 충분히 매력적으로 돌아볼 수 있어요. 핵심은 하루에 너무 많은 걸 담으려 하지 말고 지역 중심의 동선으로 묶어서 무리 없이 즐기는 것이에요. 이 글에서 소개한 코스는 처음 도쿄에 가는 분들에게 가장 많이 추천되는 스팟과 일정들로 구성했기 때문에 큰 틀에서 참고하시면 실패 없는 여행이 될 수 있어요.
또한 도쿄는 시즌마다 분위기가 조금씩 달라지니까, 벚꽃 시즌, 단풍 시즌, 연말 쇼핑 시즌 등 시기에 따라 일부 조정을 하시면 좋아요. 예를 들어 여름에는 야외보다 실내 위주로 겨울에는 저녁 시간을 더 따뜻한 장소 위주로 재구성해도 괜찮습니다.
마지막으로 여행 준비하면서 도움이 될 만한 글도 아래에 정리해봤어요. 도쿄 공항 비교, 캐리어 배송, 도쿄 교통패스, 쇼핑 꿀팁까지 함께 확인해보시면 도쿄 여행이 훨씬 수월해질 거예요.
→ 하네다 vs 나리타 공항 어디가 더 편할까
→ 일본 캐리어배송 서비스 비교 (에어포터vs굿럭)
→ 도쿄 교통패스 종류와 효율적인 사용법
→ 도쿄 드럭스토어 쇼핑리스트, 꼭 사야 할 인기템 총정리
이제 짐만 싸면 되겠죠? 도쿄 자유여행, 부담은 덜고 설렘은 더하세요!